[GMTK 리뷰] '게임 느낌'과 '주스'에 관한 비밀

게임을 할 때는 쉽게 눈치채기 어렵지만, 아무리 작은 게임이라도 만들기 시작한 순간부터 가장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유저의 행동에 따라 어떤 피드백을 보여줘야 할까? 이 영상은 이 질문에 대한 한가지 해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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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재미는, 캐릭터 조작에 따른 생생하고 화려한 반응이다. 만약 이런 반응이 없다면 그 게임이 얼마나 깊은 스토리를 가지는지, 창의적인 적들을 만나게 하는지에 상관없이 유저는 게임을 그만두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쉽다.
이런 생동감 있는 반응들을 묶어 '게임 느낌Game Feel', 혹은 '주스Juice' 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하자.

게임 느낌은 (그 이름처럼) 아주 추상적이고, 눈에 띄지 않는 자그마한 부분이다. 하지만 액션 게임, 플랫포밍 게임에 있어서 유저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하고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유저는 깊이 생각할 것 없이, 게임이 시작하고 캐릭터를 처음 조작하는 그 순간부터 이를 접하게 된다. 왜냐하면 게임 느낌은 주로 게임에 있어서 본질적인 동작들, 예를 들어 걷고, 달리고, 점프하고, 공격하고, 아이템을 사용하고 적을 처치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어떤 게임(혹은 만들고 있는 게임)이 좋은 게임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해보자.
UI, 스토리, 그래픽, 노래, 레벨 디자인이 모두 사라져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가?
 그런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면, 그 전에 슈퍼마리오 시리즈를 생각해보길 바란다. 마리오 64에서 3D로 움직이는 마리오는 그 움직임을 조작하는 것만으로 재밌다. 점차 가속이 붙는 달리기, 벽 차기, 삼단 점프, 선택에 따른 긴/짧은 점프, 슬라이딩 등등...
디렉터 미야모토 시게루는 처음 마리오 64를 개발한 몇 달 동안 직접 모든 동작을 조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리오 64에서 제공하는 게임 느낌은 주로 이동에 따른 마찰, 가속, 그리고 캐릭터의 무게에 관한 것이다. 마리오를 조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저는 마리오가 대충 어느 정도의 속도까지 도달할 수 있고,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했을 때 그 무게가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맵이나 오브젝트가 등장했을 때 고민 끝에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다. 이런 메커니즘이 일관되게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야모토 시게루가 그랬던 것 처럼 이 모든 걸 세심하게 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좋은 게임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트릭들이 있다.

1. 화면 흔들기
블람비어Vlambeer사의 게임들은 이 분야에서 유명하다. 게임을 관통하는 중요한 동작, 예를 들어 총을 쏘고, 적을 맞추고, 어딘가에 부딪힐 때마다 컨트롤에 방해가 될 정도로 화면이 흔들린다. 이는 유저가 세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즉각적인 반응, 그리고 그 반응에 따른 만족감을 제공한다.

2. 화면 정지하기
중요한 순간(치명타가 터지거나, 폭탄이 터지는 등)에, 그 임팩트를 최대한 강조하기 위해 화면을 몇 프레임 정도 정지시킬 수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와 같은 격투 게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테크닉이다.

3. 플래시를 터트리기

4. 넉백 효과를 주기

5. 피를 뿌리기

6. 때리거나 맞을 때 애니메이션을 변경하기
나에게 맞는 적이 계속해서 바뀌는 참신한 포즈로 맞아주면 기분이 좋을 것이다.

7. 찰진 사운드를 넣기
크고 묵직한 총소리를 넣는 것만으로 타격감은 증가한다.

8. 움직임에 따라 작은 먼지구름을 생성하기
점프를 하고, 달리고, 미끄러지는 동안 그에 맞는 먼지구름이 바닥에 생기게 한다.

9. 빠르게 반복되는 상황에서 달라지는 사운드를 제공하기
퍼즐 게임에서 콤보가 길어질수록 사운드가 점점 올라가는 식. 이러면 반복을 피하고 콤보를 보면서 즐길 거리가 늘어난다.

10. 카메라를 활용하기
무작정 조작중인 캐릭터를 따라가는 카메라보다, 주변의 위협을 알아서 감지하고 보기 좋게 조명해주는 카메라가 어울릴 때도 있다. 유저의 마우스가 향하는 방향으로 카메라가 조금 이동하는 방식도 참고할 만하다.

11. 크게 만들기
유저가 눈여겨봤으면 좋겠는 거라면 크게 만들자. 총알이 캐릭터만하다거나, 수류탄의 폭발 이펙트가 집채만하다던가 한다면 유저는 즐거워 할 것이다.


게임 느낌을 고민할 때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게임의 주제를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을 쏘는 액션게임이라면 총과 관련된 요소들(탄환, 반동, 타격 이펙트 등등)을 강조해야 한다.
이동과 점프만 하는 플랫포밍 게임이라면 캐릭터의 조작에 관련된 요소들(맵 타일의 마찰력, 착지 시 사운드 등등)을 강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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