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 트리 시스템에 대한 공부를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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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트리 시스템의 전형적인 진행 방식은 다음과 같다 :
임무 수행을 통해 경험치(혹은 경험에 비례하는 포인트)를 쌓고, 이것이 임계점을 넘었을 때 스킬 포인트를 획득한다. 이 포인트를 소모해 스킬 트리의 스킬 중 하나를 골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 때 선택 가능한 스킬은 현재까지 활성화된 스킬과 연결되어있는 것들이다(스킬 트리 최상위 스킬을 바로 해금할 수 없다). 이 모습이 나무가 뻗어가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스킬 트리'라고 부른다.
여기서 제공되는 스킬들은, 완전히 새로운 동작이나 메커니즘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거나, 패시브 스킬처럼 스탯을 일정 수준 올려주는 것일 수 있다.
디아블로 2 이후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스킬 트리 시스템은 현재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게임에서 사용되는데,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의도는 다음과 같다.
1. 게임 시스템과 다양한 기술에 단계적으로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
갓 오브 워에서 처음부터 모든 스킬 트리를 개방한 채로 시작한다면, 유저는 어떤 스킬을 사용해야할지 헷갈려하고 그 복잡함에 나가떨어질 수 있다. 이 문제를 통과했다면, 그 다음에는 가장 효율적이고 간편한 공격 방식을 찾아내 게임을 끝낼 때 까지 계속 반복할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너무 강력하다는 문제도 생길 것이다.
이 경우 스킬 트리 시스템을 도입해 점차 새로운 능력을 얻게 하면, 그 능력을 얻기 위해 노력한 만큼 그것을 시험하고 자신만의 게임 진행 방식에 녹여내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2. 성취감과 동기부여
스킬 트리는 스스로 성장한다는 느낌을 주기에도 좋으며, 플레이를 계속할 동기가 되어준다. 유저들은 게임을 시작한 후 미리 스킬 트리를 훑어보며 원하는 스킬을 정하고, 이를 얻기 위해 계속 플레이할 수 있다.
3. 리플레이의 가치를 높여준다
스킬 트리에서 모든 스킬을 찍을 수 없다면, 유저는 1회차를 끝마친 이후 자신이 고르지 않은 스킬들을 궁금해 할 것이다.
스킬 트리의 다양한 장점에 반해 이를 도입한 많은 게임들이 실수를 하는 부분들이 있다.
어떤 스킬을 넣을 것인지, 어떻게 스킬을 얻게 할 것인지 충분한 고민이 없다면 이 시스템은 전체적인 게임 디자인을 망쳐버릴 수 있다.
1. 모든 스킬을 찍을 수 있게 하는 것
유저에게 그동안 열심히 개발한 메커니즘과 동작들을 전부 선보이고 싶더라도, 참아야 한다. 스킬 트리의 모든 스킬(혹은 거의 대부분)을 찍을 수 있게 한다면, 유저에게 많은 선택지를 준 이유가 없어진다. 유저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박탈당하며, 단순히 어떤 순서로 스킬을 찍을것인지만 신경쓰게 된다.
어쌔신 크리드의 경우, 암살을 위한 스킬 트리를 탄다면 일대일 전투, 일대다 전투를 위한 스킬을 가져가기엔 포인트가 턱없이 모자란다. 이런 경우 유저들은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 플레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게다가 자신이 특화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등, 게임 플레이에 있어 더 생각할 거리가 풍성해지게 된다.
모든 스킬을 찍을 수 있게 한다면 이런 장점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2. 재미없는 스킬을 제공하는 것
열심히 플레이해서 스킬 포인트를 얻었는데, 얻는거라곤 이동속도 5% 증가와 같은 것뿐이라면 어떨까?
스킬 트리에 들어가는 스킬들은 그 매력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공격 스킬을 얻는다던가, 이전까지는 할 수 없었던 동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캐릭터 스탯을 올려주는 스킬들도 물론 원할 수 있겠지만, 스킬 트리에서 유저가 찾는 것은 아닐 것이다.
3.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스킬을 집어넣는 것
호라이즌 제로 던에서는 절벽에 매달려 그 위에 있는 적을 공격할 수 없다. 스킬 트리에서 해당 스킬을 해금하기 전까지는. 이처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모두들 추측하는 동작이나 스킬이 스킬 트리에 들어있다면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극단적인 예로,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걷기밖에 할 수 없고 뛰어다니려면 '뛰기' 스킬을 해금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누가 이 게임을 할까?
4. 너무 방대한 스킬 트리를 제공하는 것
패스 오브 엑자일은 어마어마하게 넓은 스킬 트리(패시브 스킬에 가깝다)를 제공한다. 물론 이 시스템이 게임의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되고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유저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고 도전을 포기하게 되는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언제 어디서나 그렇듯, 꼭 필요한 것만 들어있는 것이 무난하다. 스킬의 총 갯수를 줄이고, 대신 남아있는 스킬의 퀄리티를 올리는 데에 집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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