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TK 리뷰] 무엇이 좋은 전투 시스템을 만드는가? (2)

방어 시스템에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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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방어(공격을 직접 막음)와 회피로 나뉜다. 공격 시스템에서 주어지는 다양한 기술들처럼, 이런 방어 옵션들도 구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다크 소울 시리즈에서 방어는 조작키 하나로 쉽게 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공격을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태미나의 대량 소모로 영원히 유지할 수 없고 몇몇 공격은 방어를 해제시키곤 한다. 회피는 모든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이 역시 방어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스태미나가 소모되고, 정확한 타이밍에 사용해야 하며, 캐릭터의 위치를 계속 변경해야 한다. 이 둘 중에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지는 유저의 몫이다.

이 외에도 방법은 있다. 패링 혹은 카운터 라고 불리는 시스템인데, 적의 공격이 캐릭터에 닿는 정확한 순간에 특정 키를 누를 경우 작동하며, 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고 치명적인 데미지를 주게 된다.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그 보상이 달콤하며, 어려운 기술을 성공했다는 즐거움을 유저에게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너무 강력해지면, 게임의 플레이 양상이 단순 반사 신경을 테스트하는 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 주어진 다른 공격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고, 적의 공격을 받아칠 준비만 하는 게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선택지가 있다.

1. 패링을 더 위험하게
패링 판정이 들어가는 구간을 더욱 짧게 만들거나, 적의 공격을 더 빠르게 만들어 패링을 성공시킬 확률을 낮추는 것이다. 배트맨 아캄 시리즈에서 굉장히 너그러운 판정을 하는 것과 달리, 인왕이나 다크소울 시리즈에서는 그 판정이 엄격하다.

2. 실패 시 더 큰 손해를 주기
패링 모션을 취한 후 딜레이를 길게 준다던가, 패링 모션에서 타이밍을 놓쳐 적에게 맞을 때 더 많은 데미지를 받는다던가 할 수 있다.

3. 시도 횟수에 제한을 주기
블러드본에서는, 수은탄을 사용새 패링을 할 수 있는데, 이 탄은 갯수 제한이 있어 패링을 시도할 때 더 신중하게 만들어준다.

4. 치명적이지 않도록
베요네타에서는, 패링에 성공하면 데미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잠깐동안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 갓 오브 워에서는 상대에게 스턴을 준다. 이 둘도 전투에 분명한 도움을 주긴 하지만, 적을 쓰러트리기 위해서는 다른 공격 기술들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떤 게임은 패링이나 방어, 회피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주로 유저들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도록 디자인된 게임이 그렇다. 이런 게임의 경우 유저가 적을 때릴 때 적이 스턴에 걸리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곤 한다. 스턴 로킹Stun-locking이라고 불리는 이 테크닉은, 적의 공격 모션 중 예비 동작Anticipation일 때 유저의 공격에 맞으면, 적의 공격이 캔슬되고 공격을 맞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든다. 이런 시스템이 있다면 유저는 계속해서 공격을 해 상대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이 방식을 조금 보완한다면, 스턴 로킹을 제공하되 유저가 일정 수준의 데미지를 주어야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크 소울에서 '강인도' 라고 부르거나, 많은 격투 게임에서 '수퍼 아머' 라고 부르는 이 시스템은, 캐릭터의 스탯으로 이를 계산한다. 혹은, 유저의 스태미너를 조정해 끊임없는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

좋은 액션 게임은, 유저가 공격만 해서도 안되고 방어만 해서도 안된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유저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공격과 방어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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