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만들어놓고 글 몇개 올린 다음 거의 1년간 방치했던 것 같다. 회사도 나온 김에, 하루에 하나정도 게임 디자인에 관한 글을 성격이나 종류 상관없이 올려보려고 한다. 이번엔 얼마나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런걸 걱정할 시간에 당장 하나의 글을 올리는게 나을듯 하다...
위 영상은 내가 가끔 보는 Game Maker's Toolkit 이라는 유튜버의 영상 중, 로그라이크의 정의와 속성, 그 변형에 대해 예시를 들며 설명하는 영상이다. 개인적으로 로그라이크에 대한 설명 중 가장 깔끔하다고 생각되어 여기서 내용 번역을 겸해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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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라이크는 원래 1980년에 나온 '로그Rogue' 라는 아스키 던전 크롤러 게임의 플레이 방식, 구조를 따르는 게임들을 일컫는 장르이다. 그래서 이름도 Rogue-Like, 즉 로그를 닮은 이라는 뜻이다.
현대?에 와서는 로그라이크의 뜻이 조금 확장되고 변형되었는데, 어떤 게임이 로그라이크 게임이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아래 두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1. 매 플레이마다 랜덤하게 생성되는 레벨
2. 영원한 죽음Permadeath
여기서 2번째의 '영원한 죽음'은, 플레이어 캐릭터의 사망 시 모든 진행도가 초기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엔터 더 건전, 스펠렁키가 좋은 예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어떤 유물을 먹고 얼마나 많은 폭탄을 가지고 있던간에 상관없이, 사망 후 재시작하면 이전 게임에서 어떤 데이터도 가져오지 않는다.
'로그라이트Roguelite' 라는 장르는 바로 이 '영원한 죽음'이라는 장르 특성을 완화시킴으로써 등장한 파생 장르이다. 로그레거시와 데드셀과 같은 게임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의 게임 진행 중 해금한 장비나 자원이 사망 후에도 사라지지 않으며, 이 데이터를 사용해 다음 게임이 보다 쉬워진다는 점에서, 라이트light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로그라이크를 보면, 재도전이나 N회차 플레이에 상관없이, 매 플레이의 난이도는 변하지 않는다. 물론 랜덤하게 정해지는 것들 중 운좋게 쉽게 풀리는 판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판도 있지만, 평균적인 난이도는 항상 일정할 것이다.
게임을 반복하면서 유저가 실제로 얻는 거의 유일한 것은 '스킬'이다. 주어진 자원을 어떻게 사용해야 이득일지, 특정 몬스터의 패턴이 어떠한지를 알아갈수록 스킬은 증가한다. 앞서 말한 랜덤하게 주어진 상황에서, 유저의 스킬이 낮다면 지금 주어진 상황이 행운인지 아닌지조차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작의 번제의 첫 스테이지에서 테크놀로지와 폴리페무스가 나온다 한들, 이것이 조합되었을 때 강력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초보 유저는 이를 지나칠 가능성이 있다.
로그라이크 게임에서 게임을 '이기는' 순간은, 이렇게 증가한 유저의 스킬이 게임의 난이도보다 높아지는 순간이다.
위 그래프가 이를 나타내고 있는데, 시간에 따라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유저의 스킬이 언젠가는 게임의 난이도를 상회하는 순간이 온다. 로그라이크 유저는 바로 이순간을 위해 계속해서 반복되는 플레이를 하며 학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디자인의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1. 유저의 스킬이 너무 빨리 증가하는 경우 플레이타임이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짧아질 수 있다.
2. 반대로 유저의 스킬이 너무 느리게 증가하는 경우 플레이타임이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 유저에 따라서는 절대 클리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위 두 경우 모두 유저에게 나쁜 경험을 주게 되며, 잘못된 디자인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게임의 진행도가 깔끔하게 모두 사라진다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큰 좌절감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오랜 시간을 들여 플레이했던 것들이 모두 시간낭비처럼 느껴져 다음 플레이를 위한 동기부여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킬이 증가하긴 하지만, 이것은 유형의 가치가 아니며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는 어렵다.
로그라이트를 살펴보자. 앞서 설명했듯이 매 플레이마다 다음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얻음으로써, 난이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위와 같이 난이도가 점차 하락할 때, 유저의 스킬 상승 속도와는 상관없이 언젠가는 게임 클리어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 즉 플레이타임을 투자할 때 게임 클리어가 보장된다는 것이 로그라이트의 특징이다.
이 경우, 유저는 오랜 시간을 들였던 판이 실패로 끝난다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들였던 시간만큼 다음 판이 더 쉬워질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시간낭비라고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로그라이트의 단점 또한 난이도가 점차 하락한다는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게임이 시간이 지날수록 난이도가 증가하거나, 적어도 유저의 상승한 스킬에 비례해 체감 난이도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로그라이트는 정 반대로 시간이 지나고 유저의 스킬이 증가할 수록 난이도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런 디자인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게임 클리어가 유저의 스킬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축적된 유저의 자원과 업그레이드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경우 유저는 게임 클리어를 위해 반복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반복 플레이를 하기 십상이다. 또, 이렇게 게임 클리어를 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자신의 향상된 스킬로 클리어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게임이 쉬워진 '덕분에' 클리어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점은 유저가 게임에 몰입하고 계속해서 도전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해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로그라이크
+ 스킬 향상에 집중할 수 있다
+ 클리어를 보조하는 장치가 없다 - 클리어했다면 순수하게 유저의 스킬이 향상했기 때문이다
- 난이도가 항상 일정하다
- 시간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없다
로그라이트
+ 매 플레이가 의미를 가지고 있다
+ 누구나 클리어할 수 있다, 시간만 들인다면
- 클리어를 보조한다 - 성취감을 느끼기 어렵다
- 유저의 스킬이 향상되었는지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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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라이크와 로그라이트 두 장르의 게임들이 각자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도입했는지는 다음 포스트에 정리해야지.
위 영상은 내가 가끔 보는 Game Maker's Toolkit 이라는 유튜버의 영상 중, 로그라이크의 정의와 속성, 그 변형에 대해 예시를 들며 설명하는 영상이다. 개인적으로 로그라이크에 대한 설명 중 가장 깔끔하다고 생각되어 여기서 내용 번역을 겸해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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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라이크는 원래 1980년에 나온 '로그Rogue' 라는 아스키 던전 크롤러 게임의 플레이 방식, 구조를 따르는 게임들을 일컫는 장르이다. 그래서 이름도 Rogue-Like, 즉 로그를 닮은 이라는 뜻이다.
현대?에 와서는 로그라이크의 뜻이 조금 확장되고 변형되었는데, 어떤 게임이 로그라이크 게임이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아래 두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1. 매 플레이마다 랜덤하게 생성되는 레벨
2. 영원한 죽음Permadeath
여기서 2번째의 '영원한 죽음'은, 플레이어 캐릭터의 사망 시 모든 진행도가 초기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엔터 더 건전, 스펠렁키가 좋은 예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어떤 유물을 먹고 얼마나 많은 폭탄을 가지고 있던간에 상관없이, 사망 후 재시작하면 이전 게임에서 어떤 데이터도 가져오지 않는다.
'로그라이트Roguelite' 라는 장르는 바로 이 '영원한 죽음'이라는 장르 특성을 완화시킴으로써 등장한 파생 장르이다. 로그레거시와 데드셀과 같은 게임에서, 플레이어 캐릭터의 게임 진행 중 해금한 장비나 자원이 사망 후에도 사라지지 않으며, 이 데이터를 사용해 다음 게임이 보다 쉬워진다는 점에서, 라이트light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로그라이크를 보면, 재도전이나 N회차 플레이에 상관없이, 매 플레이의 난이도는 변하지 않는다. 물론 랜덤하게 정해지는 것들 중 운좋게 쉽게 풀리는 판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판도 있지만, 평균적인 난이도는 항상 일정할 것이다.
게임을 반복하면서 유저가 실제로 얻는 거의 유일한 것은 '스킬'이다. 주어진 자원을 어떻게 사용해야 이득일지, 특정 몬스터의 패턴이 어떠한지를 알아갈수록 스킬은 증가한다. 앞서 말한 랜덤하게 주어진 상황에서, 유저의 스킬이 낮다면 지금 주어진 상황이 행운인지 아닌지조차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작의 번제의 첫 스테이지에서 테크놀로지와 폴리페무스가 나온다 한들, 이것이 조합되었을 때 강력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초보 유저는 이를 지나칠 가능성이 있다.
로그라이크 게임에서 게임을 '이기는' 순간은, 이렇게 증가한 유저의 스킬이 게임의 난이도보다 높아지는 순간이다.
위 그래프가 이를 나타내고 있는데, 시간에 따라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유저의 스킬이 언젠가는 게임의 난이도를 상회하는 순간이 온다. 로그라이크 유저는 바로 이순간을 위해 계속해서 반복되는 플레이를 하며 학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디자인의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1. 유저의 스킬이 너무 빨리 증가하는 경우 플레이타임이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짧아질 수 있다.
2. 반대로 유저의 스킬이 너무 느리게 증가하는 경우 플레이타임이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 유저에 따라서는 절대 클리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위 두 경우 모두 유저에게 나쁜 경험을 주게 되며, 잘못된 디자인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게임의 진행도가 깔끔하게 모두 사라진다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큰 좌절감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오랜 시간을 들여 플레이했던 것들이 모두 시간낭비처럼 느껴져 다음 플레이를 위한 동기부여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킬이 증가하긴 하지만, 이것은 유형의 가치가 아니며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는 어렵다.
로그라이트를 살펴보자. 앞서 설명했듯이 매 플레이마다 다음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얻음으로써, 난이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위와 같이 난이도가 점차 하락할 때, 유저의 스킬 상승 속도와는 상관없이 언젠가는 게임 클리어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 즉 플레이타임을 투자할 때 게임 클리어가 보장된다는 것이 로그라이트의 특징이다.
이 경우, 유저는 오랜 시간을 들였던 판이 실패로 끝난다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들였던 시간만큼 다음 판이 더 쉬워질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시간낭비라고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로그라이트의 단점 또한 난이도가 점차 하락한다는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게임이 시간이 지날수록 난이도가 증가하거나, 적어도 유저의 상승한 스킬에 비례해 체감 난이도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로그라이트는 정 반대로 시간이 지나고 유저의 스킬이 증가할 수록 난이도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런 디자인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게임 클리어가 유저의 스킬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축적된 유저의 자원과 업그레이드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경우 유저는 게임 클리어를 위해 반복 플레이를 하기보다는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반복 플레이를 하기 십상이다. 또, 이렇게 게임 클리어를 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자신의 향상된 스킬로 클리어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게임이 쉬워진 '덕분에' 클리어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점은 유저가 게임에 몰입하고 계속해서 도전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해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로그라이크
+ 스킬 향상에 집중할 수 있다
+ 클리어를 보조하는 장치가 없다 - 클리어했다면 순수하게 유저의 스킬이 향상했기 때문이다
- 난이도가 항상 일정하다
- 시간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없다
로그라이트
+ 매 플레이가 의미를 가지고 있다
+ 누구나 클리어할 수 있다, 시간만 들인다면
- 클리어를 보조한다 - 성취감을 느끼기 어렵다
- 유저의 스킬이 향상되었는지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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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라이크와 로그라이트 두 장르의 게임들이 각자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도입했는지는 다음 포스트에 정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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